논문 정보
『黃帝內經』의 精, 神과 陰陽變化에 대한 考察 [논문열람(PDF)↗]
- 저자
- 백유상(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원전학교실·한의학고전연구소), 윤은경(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원전학교실·한의학고전연구소·경희대학교 대학원 기초한의과학과)
- 학술지
- 『대한한의학원전학회지』
- 권호
- 제24권 제1호
- 발행 연도
- 2011
- 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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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요약
이 논문은 『황제내경』에서 말하는 음양이 모두 같은 성격의 음양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특히 정(精)과 신(神)의 차원에서 작동하는 음양운동이 ‘상박(相搏)’이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규정되고, 그 이해가 선천과 후천의 문제로 귀결됨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논문의 문제의식
이 논문의 핵심 문제의식은, 한의학에서 흔히 말하는 음양이 항상 동일한 성격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일반적으로 교과서에서 제시되는 음양은 장부 기능, 기혈 운행, 병리 변화 등을 설명하는 데 사용되며, 이는 주로 현상 세계에서 관찰되는 활동적·기능적 변화에 초점을 둔 음양이다.
그러나 『황제내경』을 자세히 읽어 보면, 정(精)과 신(神)의 수준에서 논의되는 음양은 이러한 일반적 음양 설명과는 다른 성격을 지닌다. 저자들은 기존 설명이 이 두 층위를 충분히 구분하지 못한 채 하나의 음양 개념으로 포괄해 왔다는 점에 문제를 제기한다.
특히 『내경』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상박(相搏)”이라는 표현은, 단순한 음양의 상호작용이나 균형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는 분화된 음과 양이 다시 맞붙고 충돌하며 통합을 지향하는 과정으로, 생명 생성과 유지의 핵심 국면을 설명하는 개념이다. 저자들은 바로 이 ‘상박’이라는 표현에 주목함으로써, 정–신 차원의 음양운동이 일반적인 기혈·장부 차원의 음양과 구별되어야 함을 드러내고자 한다.
결국 이 문제의식은 선천과 후천이라는 구분으로 귀결된다. 후천의 음양은 현상 세계에서 반복적으로 드러나는 기능적 운행을 설명하는 데 유효한 반면, 선천의 음양은 생명의 생성과 창조를 설명하는 데 필요한 다른 층위의 사유라는 점을 밝히는 것이 이 논문의 출발점이다.
논의의 전개
이 논문에서의 논의 전개는, 정과 신을 각각 정의하려는 시도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대신 저자들은 『황제내경』에서 정과 신이 어떤 음양 운동의 국면에서 호출되는가를 따라가며, 일반적으로 이해되는 음양과는 다른 차원의 음양 운동이 존재함을 단계적으로 드러낸다.
먼저 논의의 출발점은, 정과 신이 각각 음과 양으로 단순 배속될 수 있는가라는 문제이다. 『내경』의 여러 문헌에서는 정이 음적 성향을, 신이 양적 성향을 띠는 것으로 설명되지만, 저자들은 이를 정태적 속성 규정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정과 신의 음양적 성격은 고정된 본질이 아니라, 운동 국면에 따라 드러나는 상대적 위치라는 점을 전제한다.
이 전제 위에서 저자들은 『영추·본신』과 『영추·결기』에 나타나는 두 가지 핵심 표현에 주목한다. 하나는 “兩精相搏謂之神”이라는 구절이고, 다른 하나는 “兩神相搏, 合而成形, 常先身生, 是謂精.”이라는 구절이다. 이 두 문장은 겉보기에는 논리적으로 서로 상충되는 설명처럼 보인다. 전자는 정이 상박하여 신이 형성된다고 말하고, 후자는 신이 상박하여 정이 형성된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논의의 핵심은 바로 이 지점에서 전개된다. 저자들은 이 차이를 단순한 문헌 간 불일치나 해석상의 혼란으로 처리하지 않는다. 대신 이 두 표현이 서로 다른 생명 국면, 서로 다른 음양 운동의 층위를 설명하고 있다고 본다.
“兩精相搏”에서의 정은 이미 생명체 내부에 축적된 정이며, 이는 후천적 생명 유지 과정에서 충실해진 정이 다시 분화된 음정과 양정으로 작동하는 국면을 가리킨다. 이때의 상박은, 축적된 정이 다시 움직이며 신의 발현을 가능하게 하는 운동이다. 즉 이는 후천적 국면에서 정에서 신으로 넘어가는 음양 운동이다.
반면 “兩神相搏”에서의 신은 이미 형성된 개체의 신이 아니라, 부모로부터 작용하는 신의 차원을 가리킨다. 이 상박은 생명 탄생 이전, 즉 선천적 국면에서 작동하는 음양 운동이다. 여기서 신의 상박은 새로운 정을 생성하는 조건으로 작용하며, 이는 형체보다 앞서 존재하는 생명 근원으로서의 정을 설명한다. 즉 이는 선천적 국면에서 신에서 정으로 넘어가는 음양 운동이다.
이 두 설명은 서로 모순되지 않는다. 오히려 저자들은 이를 통해, 정과 신 사이의 관계가 일방향적 인과 관계가 아니라, 음양의 상호 전환 구조임을 드러낸다. 그리고 이 상호 전환이 바로 『내경』에서 ‘상박’이라는 표현으로 포착된 음양 운동의 특성이다.
중요한 점은, 이 상박이 일반적으로 교과서에서 설명되는 음양의 조화나 균형과는 다른 성격을 지닌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음양 설명은 주로 기능의 분화, 조절, 균형을 설명하는 데 사용된다. 그러나 정과 신의 차원에서 나타나는 상박은, 분화된 음양이 다시 합일과 통합을 지향하는 운동이다. 이는 반복적 순환의 음양이 아니라, 생성과 창조의 국면에서 작동하는 음양이다.
이러한 논의 전개를 통해 저자들은 자연스럽게 선천과 후천의 구분으로 논의를 이끈다. 후천의 음양은 현상 세계에서 관찰되는 기혈·장부의 기능적 운행을 설명하는 데 적합한 개념이며, 선천의 음양은 생명 생성과 근원적 생명력의 문제를 설명하는 데 필요한 개념이다. 정–신 차원의 음양 운동은 이 중 후자에 속하며, 그 특성은 ‘상박’이라는 표현 속에 응축되어 있다.
결국 이 논문의 논의 전개는, 정과 신을 개별 개념으로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 수준에서 작동하는 음양 운동의 독자적 성격을 분리해 내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황제내경』의 음양론이 단일한 설명 체계가 아니라, 설명 대상과 국면에 따라 서로 다른 층위로 구성되어 있음을 드러낸다.
연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지견
이 논문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지견은, 음양이라는 개념이 하나의 동일한 설명 틀로 모든 생리 현상을 포괄하지 않는다는 인식이다. 특히 정과 신의 차원에서는 음양의 작동 방식이 일반적인 기혈·장부 차원의 음양과 다르게 나타난다.
후천적 생리 설명에서 음양은 주로 기능의 분화와 조절을 설명하는 도구로 사용된다. 반면 정–신 차원의 음양은 분화 이후 다시 통합을 지향하는 상박의 운동으로 설명된다. 이때 음양은 현상 설명의 틀이라기보다, 생명 생성의 조건을 설명하는 사유 구조로 기능한다.
이를 통해 학생은 한의학 개념을 항상 동일하게 적용되는 정의로 받아들이기보다, 어떤 층위의 설명인가에 따라 선택되는 설명 방식으로 이해하게 된다. 정과 신을 둘러싼 음양 논의는 이러한 인식 전환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 주는 사례이다.
연구의 의의
이 연구의 의의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는 데 있지 않다. 이미 『황제내경』 안에 존재하던 표현과 구조를, 설명 층위의 차이라는 관점에서 다시 읽어냄으로써 한의학 이론의 사유 구조를 드러내는 데 있다.
특히 한의학 입문 단계에서 이 논문은, 교과서에서 정리된 음양 개념이 하나의 선택된 설명일 수 있음을 인식하게 만든다. 이는 이후 장부론이나 병리 이론을 배울 때, 개념을 경직되게 받아들이지 않고 설명의 맥락과 목적을 함께 고려하도록 만드는 토대가 된다.
이 연구의 주목할 만한 특징
한의학 측면
이 논문의 특징은 음양을 무엇으로 규정하는가보다, 어떻게 작동하는가에 초점을 맞춘다는 데 있다. 정과 신의 음양운동을 상박이라는 개념으로 포착함으로써, 일반적 순환·조절의 음양과 생성·통합의 음양을 구분하여 사고하도록 유도한다.
또한 정을 단순한 저장물, 신을 단순한 정신 기능으로 보지 않고, 선천과 후천을 가로지르는 설명 구조 속에서 재배치한다. 이를 통해 한의학 이론을 고정된 체계가 아니라, 설명 층위가 이동하는 구조로 이해하게 만든다.
원전학 연구 측면
이 논문은 원전학 연구가 단순한 용어 정의 작업이 아님을 잘 보여 준다. 저자들은 동일한 개념이 서로 다른 편과 문맥에서 어떻게 다르게 작동하는지를 반복적으로 비교한다.
‘상박’이라는 하나의 표현을 중심으로, 그것이 등장하는 문맥, 설명 대상, 생리 단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추적함으로써 『황제내경』 전체가 하나의 사유 구조를 이루고 있음을 드러낸다. 이는 원전을 조각난 문장 모음이 아니라, 구조를 가진 설명 체계로 읽는 방식이다.
한계 또는 쟁점
이 연구는 정–신 차원의 음양과 상박의 성격을 선명하게 드러내지만, 이러한 설명이 후대 의학 이론에서 어떻게 계승되었는지까지는 다루지 않는다. 또한 임상적 적용 문제 역시 의도적으로 논의에서 제외되어 있다. 이는 이 논문이 개념적 토대 정리에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 주며, 이후 연구와 학습을 통해 확장될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
관련 용어 정리
精神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이해정신은 정(精)과 신(神)을 함께 이르는 말로, 신체를 생성하는 바탕과 그 위에서 드러나는 인식·활동 작용을 포괄적으로 지칭하는 개념이다.
이 논문의 맥락에서의 이해단순한 구성 요소의 병렬이 아니라, 정과 신이 음양 변화 속에서 상호 전환되는 관계를 드러내는 표현. 결과적 상태가 아니라 정–신 차원의 음양 운동이 드러나는 전체적 국면을 가리킨다.
陰陽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이해자연과 인체의 모든 현상을 대립·상보·전환의 관계를 통해 인식하는 기본 도구.
이 논문의 맥락에서의 이해단일한 설명 틀이 아니다. 장부·기혈 차원의 기능적 음양과, 정–신 차원의 생성적 음양이 구분되어야 하며, 후자는 상박이라는 특수한 운동 형태로 드러난다.
陰陽變化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이해음과 양이 서로 소장하고 전환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과정.
이 논문의 맥락에서의 이해증감이나 균형 조절을 넘어, 분화된 음양이 다시 합일을 지향하는 운동까지 포함한다. 정–신 수준에서는 변화의 방향이 생성과 근원으로 향한다.
相搏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이해서로 맞부딪히거나 작용한다는 뜻으로, 음양이나 두 요소의 상호 작용을 표현.
이 논문의 맥락에서의 이해정–신 차원의 음양 운동을 규정하는 핵심 개념. 분화된 음양이 다시 합일을 지향하는 생성적 운동이며, 선천과 후천을 가르는 기준이 된다.
先天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이해출생 이전의 근원적 조건.
이 논문의 맥락에서의 이해‘兩神相搏’이 작동하는 설명 층위. 생명 생성 이전의 음양 운동을 설명하며, 정이 형체보다 앞서 성립하는 이유를 보여준다.
後天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이해출생 이후 음식·호흡 등을 통한 생명 유지 과정.
이 논문의 맥락에서의 이해‘兩精相搏’이 작동하는 층위. 축적된 정이 다시 움직이며 신의 발현을 가능하게 하는 후천적 음양 운동을 설명한다.
太極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이해음양 분화 이전의 근원적 하나.
이 논문의 맥락에서의 이해상박 이후 지향되는 합일의 표상. 정–신 음양이 상박을 거쳐 다시 통일로 수렴하려는 사유 구조를 설명한다.
無極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이해태극 이전의 형상·구분이 없는 상태.
이 논문의 맥락에서의 이해상박 이전 미분화 상태를 사유하는 배경 개념으로 기능하며, 생성 이전 조건을 암시한다.
精氣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이해정과 그것이 발휘하는 기적 작용.
이 논문의 맥락에서의 이해후천적 생명 유지 과정에서 충실해진 정이 음양 운동의 주체로 작동하는 모습을 설명하며, 신 발현의 조건으로 강조된다.
神明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이해신의 작용이 밝게 드러나는 상태.
이 논문의 맥락에서의 이해상박을 통해 신이 드러난 결과적 국면을 가리키며, 정–신 음양 운동이 외향적으로 표현된 상태를 뜻한다.
本神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이해생명 활동의 근본이 되는 신.
이 논문의 맥락에서의 이해개체 심리 활동 이전에 작동하는 근원적 신의 차원으로, 선천적 상박 논의와 연결되어 정을 생성하는 조건으로 설명된다.
決氣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이해기가 변화하는 과정에서의 결단·분화 지점.
이 논문의 맥락에서의 이해정과 신의 전환 국면에서 기가 방향을 갖게 되는 지점으로, 상박 이후 생명 운동이 구체화되는 계기를 설명한다.
五神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이해혼·백·의·지·신으로 구성된 정신 작용.
이 논문의 맥락에서의 이해직접 논의 대상은 아니지만, 정–신 음양 운동이 후천적 정신 활동으로 분화되는 가능성을 보여 주는 배경 개념으로 위치한다.
의미관계망 분석
정과 신을 독립 실체가 아니라 음양 변화 속 상호 전환 관계로 파악하며, 그 매개가 상박임을 제시한다. 장부·기혈 차원의 음양과 다른 생성적 음양 층위를 보여 준다.
상박이 지향하는 방향을 설명한다. 분화된 음양이 맞붙어 합일을 향하고, 태극적 통일을 전제로 새로운 생성이 가능해진다는 구조를 드러낸다.
선천적 국면을 설명한다. 부모의 신적 작용이 상박하여 정이 생성되는 구조로, 생성 이전의 음양 운동을 보여 준다.
후천적 국면을 설명한다. 축적된 정이 음정·양정으로 상박하며 신이 발현되는 과정을 제시해 선천적 관계와 대비된다.
정–신 음양 운동이 내부 생성 동력(신기)으로 작동하며, 정신이 상태가 아닌 과정임을 강조한다. 생명 사유의 근본 방식과 연결된다.
더 살펴볼 문제
정–신 차원의 음양을 상박의 운동으로 이해한다면, 우리가 배우는 장부·기혈 중심의 음양 설명은 어떤 층위에 해당하며 어떻게 연결해야 할까?
음양 설명이 층위에 따라 다를 때, 교육과 임상에서 어떤 기준으로 설명 틀을 선택하고 구분해야 할까?